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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10년 지식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 이유와 출발점

LLM-PKM 공개 구축기 1/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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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저는 불편한 질문 하나와 마주쳤습니다.

“내가 10년 넘게 쌓아온 것들, 지금 다 어디 있는 걸까?”

OTT 스트리밍과 콘텐츠 보안 분야에서 일한 시간이 쌓이면서, 저는 수백 개의 아티클을 읽었고, 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했고, 숱한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그 지식의 대부분이 사내 문서와 기술 블로그 글들, Read-it-later 북마크, 그리고 제 머릿속 어딘가에 흩어진 채 서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AI가 대신 못 해주는 것

AI 도구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처음엔 “생산성이 올라가겠구나”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요약도 해주고, 초안도 써주고, 코드도 짜줍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가 채워주지 못하는 게 있다면, 바로 내 경험에서 나오는 성찰입니다.

ChatGPT에게 “OTT 플랫폼의 DRM 구현 시 가장 흔한 실수가 뭔가요?“라고 물으면 그럴듯한 답을 줍니다. 하지만 그 답에는 실제 프로젝트에서 겪은 특정 실패의 무게, 특정 고객사와의 대화에서 배운 교훈, 그리고 그 경험들이 만들어낸 저만의 직관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직접 꺼내야 합니다.

LLM-Wiki라는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난 며칠 동안 LLM-Wiki 방식으로 개인 지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LLM-Wiki는 제가 만든 개념이 아닙니다. OpenAI 출신 AI 연구자 Andrej Karpathy가 고안하고 공개한 아이디어입니다. (원문 보기) 원안은 개인 메모 중심이지만, 저는 여기에 도메인별 구조화와 AI 에이전트 협업 레이어를 더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념은 단순합니다.

  • 제가 읽은 아티클, 논문, 경험을 Raw 소스로 수집합니다.
  • AI 에이전트(Claude Code)가 분석하고 핵심을 추출합니다.
  • 제 판단으로 위키 페이지에 정리합니다. 개념 정의, 엔티티(사람·기업·기술 같은 핵심 객체), 인사이트 합성이 핵심입니다.
  • 새 소스가 들어올 때마다 AI 에이전트가 기존 위키 페이지와 교차 참조하며 연결점을 찾습니다. 세션이 쌓일수록 지식이 심화됩니다.

핵심은 툴이 아니라 프로세스입니다.

AI는 기계적인 작업(요약, 인덱싱, 교차 참조)을 처리하고, 저는 판단과 성찰에 집중합니다. 하루에 길게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역할을 분리하면 제한된 시간이 훨씬 더 가치 있게 쓰입니다.

몇 주 만에 생긴 것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이 시스템 안에는:

  • 5개 도메인 (OTT/스트리밍, DRM/콘텐츠 보안, Cloud/SaaS, AI/LLM, 솔로프레너십)
  • 24개 위키 페이지: 개념 정의, 엔티티, 인사이트 합성본
  • 49개 소스: 읽고 분석해 시스템에 등록 완료 (이 과정을 이 시리즈에서는 ’인제스트’라고 부릅니다)

숫자보다 더 의미 있는 건 따로 있습니다.

지난주 누군가 저에게 “멀티 DRM 환경에서 키 로테이션 전략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저는 예전처럼 기억을 더듬지 않았습니다. 위키를 열고 정리된 내용을 꺼냈으며,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훨씬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기억을 더듬는 대신 위키를 여는 것, 그 차이가 쌓이면 대화의 질이 달라집니다.

왜 공개적으로 기록하는가

이 과정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 주변을 보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지식은 있는데, 그것이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AI를 써보고 싶은데, 어디에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모릅니다.

저는 이 과정을 공개적으로 기록하면서 두 가지를 하려고 합니다.

첫째, 저 자신에게 책임을 지는 것. 글로 쓰면 더 정밀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둘째, 비슷한 길을 찾는 사람에게 참고가 되는 것. 제가 겪은 시행착오가 누군가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다룰 것

이 시리즈에서는 앞으로 다음 주제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 어떤 아티클을 어떻게 고르고 인제스트하는가
  •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실제 워크플로우
  • 흩어진 소스들이 연결되기 시작하는 순간
  • 지식 위키에서 글·eBook의 재료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엔, 이 방법론을 다른 분들도 쓸 수 있는 형태로 패키징하는 것까지 기록할 생각입니다.

오랜 경험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정리하고 활용할지 고민 중인 분들이라면, 이 시리즈를 함께 따라오시면 좋겠습니다.

댓글이나 DM으로 의견 주시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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